제약바이오

[주제넘는 전영호] 지방 제조업 구인난 심화.. 지방 제약회사에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YGMP 2024. 1. 1.

https://n.news.naver.com/article/081/0003419498

 안녕하세요. 제약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전영호라는 사람입니다. 올해 서른이 되는 햇병아리(?)입니다. 서른이 되는, 제약회사 밥을 먹은지 햇수로 5년째가 되는  2024년,  올해의 목표로서 한달에 한두개 정도 주제넘지만 제약업계와 관련한 사설을 써 스스로 생각하는 연습을 하고자 합니다. 

 2023년도도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회사는 연말에 직원들이 가족과 함께할 수 있도록(연차소진을 목적으로(?)) 일주일간 장기 휴가를 의무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이번주에는 편하게 늦잠도 자고, 야식도 먹고,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도 만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는 생명공학을 전공하고 제약회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 주변지인 (대학동기, 선 후배)은 석박사를 하고 있는 인원을 제외하고 대부분 제약회사에 적을 두고 있습니다. 그 중 지방의 이름있는 기업에 일하는 지인들도 꽤 있는데,  서울이나 인천에서의 술자리에서 가끔 만나곤 합니다. 전라도에 있는 큰 회사에서 일하는 지인도 있고, 경상도에 있는 큰 회사에서 일하는 지인도 있는데,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지방 제약회사의 미래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항상 도전을 고민하는 저에게 "내려올 생각은 하지마라"라며 말리곤 합니다. 그들 뿐만이 아닙니다. 직장인들만 가입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서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익명으로 전해듣는 이야기 역시, 지방으로 내려오지 말라는 이야기입니다. 왜 그들은 지방으로 내려오지 말라는 이야기를 할까요?

https://n.news.naver.com/article/081/0003419498

 사실 전국 일자리 전망과 관련한 지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충원률이 비수도권은 18.8%로 지방 인력문제는 비단 제약업계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뉴스에서는 인력난의 원인으로 위치,대기업보다 낮은 임금, 이직, 제조업 기피등이 꼽혔다고 하는데, 주변 사람들이 말하는 지방 기피 원인 1위는 바로 '퇴근 후 삶'입니다. 

 우리는 보통 9시에 출근해서, 회사에서 점심시간을 보내고, 6시까지 일을하고, 느즈막히 퇴근하는 삶을 반복합니다. 보통 12시쯤 잠자리에 든다고 하면 퇴근후 삶은 6시부터 12시까지 6시간을 의미하죠. 경상도에서 직장을 다니는 A는 이 시간대의 삶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서울에서 일하는 여자친구와 주말에 만나기 위해 내내 광역버스와 KTX에 시달린 지 6개월이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퇴근하고 헬스장 갔다가 유튜브 보는게 전부야, 아니면 회사 사람들이랑 술한잔 하던지'라고 말합니다. 최근 통화에서는  '퇴근하고 할 일이 없어!'라고 하며 송도에 남는 일자리가 없냐면서 는 한탄을 하곤 합니다. 이렇게 생명공학 전공자의 주변에는 상경하고 싶어 발버둥 치는 직장인들이 수도 없이 많습니다.

https://www.ajunews.com/view/20230927103054142

 제약회사 입장에서도 탈출을 생각하는 직원은 여간 골칫거리가 아닙니다. 신입사원으로 뽑아 열심히 가르쳐놨더니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해버리는(혹은 이직을 하려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오랜시간 회사에 적응한 인력을 잃는다는 것은 크나큰 손해인건 틀림 없는 사실입니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인력유출을 막기위해( 잘 굴러가게 하기 위해) 네 가지 정도의 고려사항이 있습니다.

첫 째, 들어온 사람이 나가지 않게 하는 것입니다. 옆 회사보다 많은 급여가 이유가 될 수도 있고, 사내 유치원이 이유가 될 수도 있습니다. 

둘 째, 나가는 사람보다 더많은 사람이 들어오게 하는 것입니다. 

셋 쨰, 나가는 사람보다 더 양질의 사람이 들어오게 하는 것입니다.

이 것도 주변의 회사보다 나은 무언가가 우리회사에 있다면, 그걸 장점으로 내세워야 더 많은 사람이 들어오게 되겠죠. 삼성,카카오,네이버처럼 경력직도 신입으로 지원하게 하는 무언가가 우리회사에도 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위의 세 가지는 사람에 따라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다음에 차근차근 한 가지 주제씩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하하. 간단히 이야기해보면.. 들어온 사람이 왜 나가지 않느냐?에 대한 질문에도 여러 가지 답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우선, 탑티어 제약회사에 다니고 있지 않기 때문에, 탑티어의 제약회사에서는 어떻게 일을 하는지 굉장히 궁금합니다. 만약 이직을 한다고 하면 그들의 방법을 배우러 떠나지 않을까 싶은데요. 제가 현재 회사에서 5년째 근무하고 있는 이유는 '아직 배울게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다른 B라는 사람은 지방에서 근무하는게 수도권에서 근무하는 것 보다 급여를 많이 받기 때문에 지방에서 근무하고 있고, C라는 사람은 고향이 경상도이기 때문에 인천에서 근무하다가 경상도로 내려가는 선택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사람에 따라서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회사에서는 다양한 방향으로(급여, 복지, 퇴근 후 삶을 보장하는 무언가..?로) 복지전략(이라고 쓰고 매달리기 전략이라고 읽는다)을 세워야 하겠습니다.

넷 째, 나가는 사람으로 인한 리스크를 최소화 하는 것입니다.  

네번째, 사람으로 인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은 위의 세 가지와 약간 다릅니다. 기술 수준이 중요하겠죠. 현재 기준으로 단순업무의 경우 로봇팔이나, 컨베이어 벨트로도 충분히 대체가 가능합니다. 한 명의 작업자가 5천만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4년정도면 손익분기점을 넘어서게 됩니다. 더 비싼 로봇일 수록, 더 많은 작업자를 대체하게 되겠죠(아닐수도). 

https://v.daum.net/v/20230923140109171

 이름있는 제약회사는 공장을 새로 지을 때, 라인을 새로 만들 때, 스마트 팩토리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람이 관여하는 공정을 최소화하는 것이 손해가 적다는 것을 주변으로부터 듣고, 당하면서 몸으로도 배우기 때문이죠.

 문제는 위에 언급한 내용처럼, 손익분기점입니다. 돈이죠. 새로 라인을 로봇으로 깔아서 대체하는 것도 당장의 돈이 필요하고, 저렴하게 해보려고해도 한명 기준으로 인건비의 3~4년분이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돈만 투자한다고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숙련된 공정개선 전문가( 혹은 공정 전문가)가 필요하죠. 현재 공장에 맞길만한 사람이 없다면, 새로운 사람이 필요합니다.(채용하면 또 돈인데,) 그들에게 일을 시키는 것도 인건비에 포함됩니다. 그리고 꾸준히 유지 보수할 인력, 업체도 필요합니다. 그럴 때에는 돈이 나올 구멍을 찾는 것도 방법이겠죠. 돈이 정말 없는데 인력유출이 심해 개선이 필요하다면, 하기와 같이 정부 지원 사업을 통해서 손익분기점을 최소화하는 전략도 고려해야 합니다. 물론 내부결재보다 더많은 노력이(인력과 돈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말입니다.

사실 새로운 직군, 업계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가지고 있습니다(아닐 수도). 그렇기에, 인력의 유출에 대해서 대비하는 것은 회사를 운영하고 팀을 운영하는 데에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내용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 또한 결혼이라는 큰 산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지만,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샘솟고 있습니다. 새해 첫날이여서 그럴 수도 있지만 말입니다. 글을 읽으시는 분들의 회사와 팀에서는 인력유출은 없고 인재수급만 되는 좋은 한해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